수입 준 홈오너 빈방 렌트로 생활비 보충


방 하나에 월 700~800달러 정도는 받아
한국서 오는 방문객 단기렌트 주는 경우도

은퇴나 수입 감소로 주택 유지가 어려운 홈오너들은 비어 있는 방을 렌트주면서 생활비를 보충하고 있다.


집은 있어도 생활비를 걱정하는 홈오너들이 적지 않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거나 비즈니스를 운영해도 늘어나는 생활비로 인해 집 유지가 힘든 사람들이다.

특히 시니어들 중에서 소셜 연금 이외에 특별한 수입이 없는 홈오너들도 생활비를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집을 팔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살고 있는 주택의 빈방을 렌트 주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어떤 홈오너는 방이 모자라 빈 공간을 쪼개서 렌트를 주는 경우도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택 소유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렌트를 주면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빈방 렌트 주기

60대 한인 정 모(글렌데일 거주)씨는 20년 넘게 운영해 오던 사업체를 10만 달러에 처분했다. 세월이 갈수록 매상이 떨어지면서 최근에는 비즈니스 수익금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10만 달러로 집 모기지를 페이오프했다. 그리고 방 3개중 2개를 각각 800달러에 렌트를 했으며 나머지 1개는 결혼한 아들 부부가 살도록 했다.

정씨는 부부가 소셜 연금으로 한달에 약 2000달러를 받고 있어 렌트비로 들어오는 1600달러를 합쳐 3600달러로 생활하기로 결정했다. 정씨는 아내와 함께 당분간 한국의 처가댁에서 머물기로 했다.

정씨는 처음에는 집을 파는 것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막상 판다고 해도 다른 집값도 많이 오른 상태고 집 판 돈을 수중에 갖고 있어 봐야 그대로 쓸 것 같다는 생각에 렌트를 주기로 한 것이다.

다른 한인 이모(풀러턴 거주)씨 부부도 자녀들이 출가하면서 비어 있는 방 1개를 750달러에 타주에서 온 학생에게 렌트를 주고 있다. 

이씨 부부는 아는 사람 사업체를 돌봐주면서 한달에 약 3500달러를 받고 있었는데 이 돈으로는 한달에 1200달러 정도 되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기 힘들어 렌트 인컴을 만든 것이다. 

이씨 부부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집을 담보로 리버스 모기지를 이용한다거나 집을 팔 수 도 있었다. 하지만 평생 자식들에게 특별히 해준 것이 없어서 집 한 채 정도는 물려 주고 싶은 마음에 빈 방 렌트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노스할리우드에서 4베드룸 하우스에 살고 있는 50대 후반의 싱글남 윤모씨는 아예 렌트 인컴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몸이 아파 직장을 그만둔 윤씨는 방 3개에 패밀리 룸 공간을 렌트 주고 있다. 방 1개 당 700달러를 받고 있으며 패밀리룸은 임시로 벽을 만들어 준 후 월 렌트비로 400달러의 수입을 만들었다. 

윤씨는 한달에 렌트비로 2500달러를 벌고 있으며 은퇴 연금에서 나오는 약간의 돈으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윤씨는 "집을 팔게 되면 어느 정도 자금을 손에 쥐겠지만 그대로 놔두면 다 써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렌트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국 방문객 렌트 주기

한국에서 출장이나 단기 방문 등 짧은 기간 동안 방을 대여해 주는 홈오너들도 있다.

LA한인타운에 방 5개짜리 2층 주택을 소유한 한인 양모씨는 방 3개를 한국에서 오는 단기 방문객을 대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주로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고 있으며 하루에 70~80달러를 받고 렌트를 해주고 있다. 방문객에게 차량 서비스를 제공해 주면 추가로 몇십 달러를 더 벌 수도 있다.

양씨는 "한달에 20일 정도만 손님을 받아도 한달에 약 4000여달러를 벌 수 있어서 생활비를 보충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숙박공유서비스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렌트 주는 기간에 대한 시 정부의 제한 규정과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한인 홈오너들은 에어비앤비 보다는 그냥 렌트를 주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렌트를 줄 때는 6개월이나 1년 등 기간을 제대로 명시해서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한 집에 여러 사람이 거주하게 되므로 유틸리티 비용에 대한 계산도 미리 테넌트한테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에어비앤비처럼 로컬 정부의 이용 제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관련 법을 잘 숙지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 집에 서로 모르는 싱글 남녀가 거주할 때는 예기치 못한 성적 관련 사건도 생길 수 있으므로 항상 안전사고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LA 중앙일보 박원득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