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 리빙룸·옥상정원…주택은 변화 중
2층 긴 복도 대신 파자마 라운지 인기
자녀 있으면 49%가 교육구 감안 구입
젊은 부유층 야채 가꾸는 콘도 선호
주택시장 주인공은 한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건물 같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한다. 몇 년 전부터 개방형 구조가 유행하면서 리빙룸과 주방의 경계선이 사라지고 실내와 야외를 연결시켜 주택공간을 늘려 사용하기도 한다. 다세대 거주를 선호하면서 신규 주택에 한 주택 2가구 구조가 등장했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며 주택판매를 하고 있지만 밀레니얼세대는 주택구입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최근 이런 주택시장에 새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지속한 기존의 주택평면구조 변화는 물론 70년대 히피 라이프를 쫓는 젊은 고급바이어들의 취향에 맞는 옥상정원 등장, 그리고 드디어 주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밀레니얼세대 등이 그것이다. 요즘 서서히 일고 있는 주택시장의 움직임을 소개한다.
◆리빙룸 2층으로 이동
최근 2층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주택소유주들 사이 위층에 리빙룸을 만드는 것이 인기다. 2층 리빙룸은 1층 보다 더 안락하고 개인적인 공간을 보장해 선호하고 있다. 건축가들은 위층의 긴 복도공간을 없애고 매스터 베드룸 옆에 리빙룸을 만들고 있다.
파자마 라운지(pajama lounges)라고 불리는 이 공간은 1층 리빙룸에 비해 캐주얼한 분위기다. 리빙룸의 샹들리에 대신 천장에 리세스 조명을 사용하고 편안한 큰 섹션 소파, 간이주방(kitchenette), TV, 그리고 일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포함되어 있어 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모이는 오붓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파자마 라운지는 주택의 메인 공간이 아니므로 다른 공간의 인테리어 스타일과 매치해 꾸밀 필요도 없다.
주방과 리빙룸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많은 주택소유주들은 가족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구분된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런 바이어들 덕분에 사무실이나 플레이룸이 없어도 2층 파자마 라운지 공간이 있는 경우 주택이 더 빨리 판매되고 있다. 오래된 주택의 2층에는 은퇴실(retiring room)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린이를 돌보는 할머니 혹은 하루 중 잠깐 휴식을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
전국부동산협회(NAR)가 작성한 2017년 무빙위드키즈(2017 Moving With Kids)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시장에 아이들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녀가 있는 바이어는 이웃, 지역학교, 주택 크기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이웃은 18세 이하 자녀가 있는 바이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바이어의 49%는 교육구에 따라 이웃을 고려했고 43%는 학교 등교 편의성으로 이웃을 선택했다. 어린 자녀를 둔 바이어는 2100스퀘어피트에 4개 침실과 2개 욕실을 갖춘 큰 집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많은 바이어들이 데이케어 비용으로 인해 주택구입이 지연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바이어의 22%는 데이케어 비용 부담으로 인해 주택구매를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는 셀러의 경우 눈에 띄는 것은 항상 주택을 빨리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주택소유주의 26%는 아이들이 없는 주택소유주 14%에 비해 빨리 주택을 판매했다. 자녀가 있는 셀러가 빨리 주택판매를 하는 이유는 주택이 너무 작거나 직장으로 인한 이주 또는 가족상황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젊은 고급 바이어 70년대 시설 선호
많은 건축개발자가 고급 아파트나 콘도를 구입하는 젊은 세대들을 유혹하기 위해 70 년대 히피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편의시설을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 스탠튼 아일랜드에 어바이 스탠든이라는 호화 임대주택에는 공동주방, 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도시농장, 20개 양봉장 등을 제공한다. 또한, 요가 및 명상 스튜디오, 자전거, 적외선사우나, 트리하우스도 마련했다.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톨브라더스 시티 리빙 콘도에는 모든 주방에 퇴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주방에서 퇴비를 만들고 옥외 야채 정원을 가꿀 수 있다. 최근 이런 옥상정원 편의시설은 젊고 부유한 콘도 바이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 속 고층건물에 살고 있지만 정원을 가꾸며 70년대 히피족의 삶을 누리고 싶어한다.
◆개방형 구조 인기 시들
최근 몇 년동안 주택구조는 주방, 리빙룸, 다이닝룸을 한 공간에 결합한 개방형 구조가 지배적이었다. 일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헬리콥터 맘 같이 집안에서 자녀를 시야 안에서 지키려는 부모로 인해 개방형 구조가 인기를 끌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개방형 구조가 가족의 여러세대를 한 공간에 모으는 것은 성공했지만 시각적인 혼란, 가족간 사생활 보장 부족 등으로 최근 바이어들이 기피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포켓문(벽 안 쪽으로 들어가는 슬라이딩 도어)을 사용해 개방형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밀레니얼 중서부·남서부 주택 선호
밀레니얼세대들이 마침내 주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국부동산협회(NAR)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세대는 주택구매 인구의 34%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정보 사이트 아보도(ABODO)에 따르면 35세 미만 주택소유주의 비중은 2001년에서 2005년 사이 5% 감소했다. 밀레니얼세대들은 중서부 및 남서부 지역에서 주택구입을 많이 하는 동시에 해안 인근 대도시에는 주택가격이 높아 주택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LA에서 중간소득의 밀레니얼세대들이 매년 15%를 저축하면 20% 다운페이인 11만2033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32.2년을 기다려야 한다. 밀레니얼세대 주택보유가 가장 많은 지역은 유타 오그든 클리어필드로 51%, 가장 적은 지역은 LA·롱비치·애너하임 17.8%다.
<출처 : 미주 중앙일보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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