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도 월드컵 때에는 남가주 로스앤젤레스는 붉은 물결로 뒤 덮였다. 한국이 출전하는 매 경기마다 모든 한인들은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응원을 하였다. 경기에서 이길 때 마다 한인들은 서로 얼싸 안고 즐거워 하였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모르는 한인 2세들 마저도 한국이 승리하였을 때 눈물마저 글썽이며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였고 거리에는 자축의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이 IMF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미주 한인들은 아기들의 돐잔치 금반지 부터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까지 빼내어 조국의 금 보내기 운동에 동참하였다. 그것은 바로 조국이 그들의 부모의 땅이며 그들의 형제의 땅이라는 그 끈끈한 혈통의 정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설사 미국에 귀화한 시민일지라도 그들의 의식은 영원한 한국인일수 밖에 없다. 이들이 미국 국적을 획득함으로서 한국 국적이 상실된다면 그 해외동포들은 국제 고아나 다름이 없게 된다. 


피부색이 바뀌고 언어가 바뀌고 정서와 함께 의식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시민권자라고 하더라도 해외 살이는 영원한 손님이다. 모국에서 그들을 받아 주지 않는이상 그들은 모국에서 또한 아무런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소외의식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방안에서 잘 놀다가도 주변에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미친듯이 울면서 애타게 엄마를 찾는다. 지금 당장 엄마에게서 무언가를 얻을 일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러다가 엄마가 옆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 다시 안심하고 자신의 놀이에 열중하게 된다. 


지금 해외에 살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요 형제들인 한민족을 조국은 엄마 잃은 고아로 만들려 하는가?  이들에게 복수국적이 대폭허용 된다면 동포후손들에게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민족적 자긍심을 주는 것 뿐 아니라 모국의 소속감으로 부터 오는 안정감과 모국에 대한 주인의식으로 보다 나은 타국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유럽에서 한 국제결혼 여성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한국의 국적을 갖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자신의 세대가 끝나고 나면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 마저 잃을까 걱정이 된다면서 자신이 죽기 전에 이들이 모국을 사랑하고 모국을 그리워 할수 있도록 복수 국적을 허용해 주기를 소망하고 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이제는 국적법 개정안으로 2011년도 부터 이들이 복수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고 전하자 그들의 기쁨은 대단하였다. 


아이들은 타국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스웨덴인으로 대학 교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고 스웨덴인인 남편 역시도 한국 문화에 대하여 많은 애정과 이해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경제권과 문화권의 확장도 담당하고 있다. 우리 한민족들은  타민족에게는 보기 드물게 기러기 부부가 되면서까지 후손에게 헌신을 다하는 것은 혈육을 중시하는 사상이 강하다. 이러한 “혈통”이 강한 가족의식을 전세계에 뻗어있는 해외동포들에게 심어 준다면 이는 실 보다는 득이 많을 것은 분명하다.


현재 복수 국적을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이태리, 영국,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을 포함해 약 100여개 국가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 국가는 선진국으로 전세계에 걸쳐 자국민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부여하고 국익은 물론 국가의 위상을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국가의 사례는 우리에게 좋은 본이 될 수 있다.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제국의 6일 전쟁에서 당시 인구 2백50만의 이스라엘 민족이 인구 1억 수천만 명의 아랍권을 패망시킨 원동력은 재외에 거주하고 있던 이스라엘 복수국적을 소유한 비행기 조종사들의 애국심이었다. 그 당시 사령관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한다. “지금 이스라엘은 막강한 최신 무기로 무장을 완료하였다 우리는 단 세시간 만에 승리를 확신하였다. 그것은 바로 불타는 애국심이란 무기 때문이다.”그들의 복수국적 허용으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 조종사들은 기꺼히 조국의 전투에 뛰어 들었고 그들의 애국심으로 이스라엘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국과 재외 동포들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는 퍼즐과도 같다. 조국과 재외동포, 한국인과 재외 한국인, 소외감에서 안정감으로, 이질감에서 충성심으로.. 이들이 서로 맞추어 질 때 위대한 조국 국제화의 거대한 그림은 완성되는 것이다.




- "해외한인 참정권과 복수국적, 남문기 저, 138p ~ 141p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