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로 끝나는 가격 바이어에 싸다는 인식 심어
실제로 0이나 다른 숫자보다 2% 비싸게 받아

리스팅 가격 '$799900' '$999999'

집을 보러다니거나 인터넷으로 매물을 검색하다보면 리스팅 가격이 이처럼 9자로 끝나는 경우를 자주본다. 마켓이나 일반 소매상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9자리 전략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적용되고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부동산 재정및 경제'라는 매거진에 발표된 연구조사에 따르면 집을 팔때 정확하게 수치가 떨어지는 것보다 9자로 정하는 것이 바이어들의 시선을 많이 끌고 실제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집을 팔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윌리엄 &메리 칼리지의 부동산학 교수인 마이클 세일러 박사는 1993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버지니아 주 햄프턴 로드지역에서 거래된 37만2074채의 주택가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의 45%는 리스팅 가격이 9자로 끝났다. 다른 31%는 딱 떨어지는 숫자로 매물을 올렸다. 나머지 24%는 정확하게 가격을 책정했다는 의미로 백이나 십단위 숫자까지도 표시했다.

세가지 가격형태를 숫자로 예를들면 첫번째는 $599990 두번째는 $600000 세번째는 $601257형식이다.

세가지 리스팅 패턴은 각각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었다.

우선 두번째는 인터넷 검색에서 가장 많이 노출됐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바이어가 원하는 가격대를 50만~60만달러나 60만~70만달러로 책정할때 최고가와 최저치에 걸리게되므로 다른 두가지 방법보다 노출빈도가 많았다.

반면 바이어가 생각할때는 셀러가 주택시세를 제대로 모르고 대충 리스팅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본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일부에서는 성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때도 있다. 집 가격을 100만달러로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99만9000달러나 104만9000달러로 하는 것이 바이어한테 더 신중한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세번째 방법은 그냥 지나치는 바이어들의 시선을 잡는데는 성공했다. 가격이 정확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렇다고 바이어들이 리스팅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적어내는 것에 대해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감정가 수준이라는 의미를 주다보니 바이어가 낮거나 높게 오퍼 쓰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또 셀러가 몇달러까지 적다보니 깐깐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게되므로 바이어들이 선뜻 오퍼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9자로 끝나는 첫번째 방식에는 바이어들이 싸다는 인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적으로 볼때 바이어들이 가격을 읽고나서 머릿속에 남기는 것은 첫번째와 두번째 숫자이기 때문이다. 바이어들은 에이전트들이 얘기해주는 리스팅 가격을 수차례 들어도 모든 숫자를 금방 기억하는 것은 힘들다.

바이어가 리스팅 가격이 59만9999달러인 집을 봤다면 그 사람의 머릿속에는 60만달러와 불과 1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59만달러라는 숫자가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즉 1달러차이가 바이어 생각에는 1만달러가 싼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이유로 세 부류로 리스팅 된 주택들이 최종적으로 팔린 가격을 비교해보면 끝자리가 9로 끝나는 집들이 다른 두가지 방법보다 2% 정도 높은 가격으로 팔렸다.

2%라면 적게 느껴지지만 50만달러짜리 집이라면 1만달러를 더 받은 셈이다.

9자가 유리한 것은 일반 소매상품이나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햄버거나 콜라 가격이 각각 2달러99센트와 99센트라고 하면 거의 3달러와 1달러임에도 뭔가 싸보이는 듯한 인상을 주게 되는 것과 같은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