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라는것

보통 죽을때 글로 아쉬움을 표현하고 하고 싶은 것을 누구에게 남기는걸 유서라고 한다면
난 참 복이 많았는 사람이다.

2002 년 8월초에 첫 수술을 하면서 담당 닥터가 간이식하지 않으면 3개월 산다며 노티스를 주었고
바로 UCLA가서 등록하고 간이식을 기다렸는데 괜찮을 것 같다며 흐지부지 되었지만
그때부터 그 마음은 항상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2012년 간암절제 수술과 2019년 간이식을 거치면서 더 더욱 그랬다.

아쉬움은 누구나 있는것, 감사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는 것,
우리같이 세일즈를 하다보면 매사에 감사 뿐이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미주한국일보에 6년간 매주 고정칼럼을 썼고 책도 6권이나 출판했고
인터넷이나 유트브에 흔적을 많이 남겼으니 유서는 많이 남기고 가는듯 하다.

결국은 유서도 힘이 있고 젊을 때 써야 한다는 것이다.
막상 쓰려면 할말이 없고 글을 시작하면 빠진것이 너무 많은듯 포기를 하게 되지요.
그래서 아플때 유서를 쓴다는 건 힘드는 일이기에....

여유있을 때 낙서같이 칼럼같이 써 두는것도 좋을듯 하고...
죽는 사람이 무슨 그리 할말이 많겠냐만 눈을 감으면 누구에게나 적고 싶은 것은 많을 듯하기에.

어느 사람은 어릴때 세상을 떠나고 학생때 또한 성년이 떠나 가는 사람도 많다.
군대에서도 많았다. 죽음이란 기약이 없는것, 이번 코로나만 해도 미국에서만 50만명을 넘길듯 하단다.
안타까운 세상이다. 노티스 받고 가는 사람들은 그래도 다행이 아닌가?

그러나 감사함을 잊지는 말고 같이 살아온 동료 동시대분들 에게도 감사드리고 싶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엉키고 설킨 사람속에 서로 의지하고 살았다는건 어찌 영광이 아니겠는가.

그 수 많은 뉴스타인들, 여러지인들 감사드린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고
특히 세상도처에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변방에서 이름없이 일하는 전현직 한인회장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역시 "남문기는 해외동포의 권익신장을 위해서
자그마한 족적을 남기고 가는 사람으로 기억해 주기를 앙망하면서"요.

하여튼 시간은 자꾸 오고 지나가고 있답니다.
좋아지면 또 인사드려야지 하고 생각한다.

오늘도 아산병원 18층 따뜻한 남향 병실에서 내일을 지켜 보면서..
오늘은 눈이 오다가 녹고 햇볕들다가 비가오고 비바람이 폭풍을 동반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