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붐' 잉글우드…2년간 집값 40% 올라


NFL구장 건설 계기 개발붐 
공항행 철도 등 호재들 많아 
아직 타지역 비해 가격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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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램스의 새로운 NFL 구장이 잉글우드에서 지어지면서 지역 전체에 개발붐이 일고 있다. [AP]

LA한인타운에서 남서쪽 방향, LA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잉글우드(Inglewood)시에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인구 11만 명의 이 도시에 프로풋볼팀(NFL) LA램스와 LA차저스가 전용구장으로 사용할 스타디움이 건설되면서 크고 작은 개발사업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 매체 커브드LA에 따르면 주택시장에 매물로 나온 집 광고에 '잉글우드는 LA 램스와 차저스의 새로운 홈구장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바이어에게 투자가치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커브드LA는 지난 7월 말, 1999년 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와 킹스가 스테이플스 센터로 떠난 후 20년 만에 2개의 주요 프로스포츠 프랜차이즈팀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잉글우드 지역 80개 이상의 부동산 리스트를 조사했다. 

이들 조사 대상 가운데 절반 이상은 현재 건설되고 있는 NFL 스타디움을 언급하거나 바로 주변 지역에 아파트 단지나 식당, 소매점들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매매광고 사진에 신축 스타디움 조감도를 넣어 NFL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실제로 풋볼 경기장 건설 소식이 전해진 뒤 이 지역 집값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2년 전 NFL에서 램스와 차저스 홈구장을 잉글우드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한 뒤 올해 6월까지 약 2년 동안 이곳 주택 중간가격은 54만2100달러로 뛰어올랐다. 2년 전보다 약 37.3% 오른 가격이다. 이는 LA 카운티의 주택 중간가보다는 여전히 낮은 가격이지만 빠른 속도로 그 격차를 줄이고 있다. 주택 가치는 카운티보다 거의 두 배나 뛰었다. 같은 기간 LA카운티의 집값은 18.7% 상승했다. 

잉글우드의 주택 가격은 지난 7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중간 가격으로 2배 이상 올랐다. 

UCLA 지만 부동산센터의 스튜아트 게이브리얼 소장은 잉글우드의 집값 상승이 단순히 스타디움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내년에 완공 예정인 크렌셔/LA국제공항 구간 철도노선과 프로농구구단 LA클리퍼스 전용 농구장 건설안, 인근에 위치한 LA국제공항 주변 및 관련 개발사업 등에 대한 기대감이 종합적으로 맞물려 부동산 가치가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변이 있는 사우스비치 도시와의 거리가 짧은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웨스트사이드 지역이 새로운 테크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게이브리얼 소장은 잉글우드가 "LA 인근에서는 마지막으로 적정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지역에 있는 동네"라고 말했다. 

잉글우드의 주택소유주 거주 비율은 35%를 넘지 않는다. 2017년 현재 주민들은 평균 11.6년을 거주하고 있고 주택판매자의 중간 차익 금액은 구매 당시보다 18만6500달러를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같은 이익은 어디까지나 주택소유주에만 해당하고 3가구 중 2가구에 해당하는 세입자는 새로운 개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쫓겨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상승에 비해 렌트비 상승은 약간 느린 편이었는데 2016년 이후 평균 12.2% 올랐다. 같은 기간 카운티 전체 렌트비는 7.4% 인상됐다. 

연방인구센서스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잉글우드 주민의 약 43%는 흑인이고 히스패닉과 라티노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8/09/24 경제 2면